치트완 국립공원 1박 2일 투어 후기
전날 투어사를 통해 치트완 국립공원 1박 2일 투어를 예약했다.
투어구성
Full day walk : 06:30 ~ 15:30, 8,000루피
Tower night sky : 16:30 ~ 다음날 06:00, 3,500루피
몇 박 며칠의 패키지 형 투어가 있는 건 아니고 지프투어, 카누잉, 워킹투어 등등 투어가 반일, 종일로 나누어서 있는데 하고싶은 일정으로 구성하면 된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정글 도보투어하는 Full day walk와 야간 정글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Tower night stay를 각각 예약했다.
오전 6시 30분에 픽업 툭툭이 와서 타고 투어사에 들러서 짐을 맡기고 바로 공원으로 이동했다. 아침부터 투어 준비하러 가는 코끼리들이 많이 보인다.
투어사
투어시작위치
Full day walk 도보 종일 투어
치트완 시내 자체가 국립공원과 바로 붙어 있기 때문에 숙소에서 타고 온 툭툭으로 3분 정도를 더 가서 도착했다. 워킹 투어는 시내에 근접한 sauraha 지역에서 시작한다. 국립공원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넓기 때문에 저기서 멀리 벗어나지는 못한다. 나중에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공원 완전 깊숙한 안쪽으로는 한 번 건너가봤다고 했다.(공원 건너서 인도국경을 넘었다고..)
가이드 2명을 만나고, 아침으로 삶은 계란을 사먹었다. 하루종일 걸어야 해서 물 2L를 샀다. 가이드가 4L 사라는 거 너무 무거워서 2L만 샀는데 2L로도 충분했다. 바로 앞에 좁은 폭의 강변이 있는데 카누를 타고 강을 넘었다. 노를 젓는 게 아니라 긴 막대기로 강 바닥을 밀면서 갔다. 수심은 깊지 않아보였다.
강을 다 건너기도 전에 건너편에서 악어가 보인다. 치트완 국립공원엔 다양한 악어가 서식하는데 내 기억이 맞다면 오른쪽은 크로커다일이 아니고 가이드들이 다른 이름으로 불렀었다. 왼쪽은 주로 물고기를, 오른쪽은 아무거나 먹고 성질도 더럽다고 한다.
강을 건너서 안전 설명을 듣는다. 코뿔소 만났을 때, 곰 만났을 때, 호랑이 만났을 때 다들 대처법이 조금씩 다르다. 코뿔소는 지그재그로 도망가야 하고, 곰은 오히려 뭉쳐서 소리질러야 하고, 호랑이는 눈 마주보면서 조금씩 뒷걸음질 쳐야 한다고 한다. 5분쯤 걷자마자 바로 사슴 떼가 보인다. 차도가 있어서 동물들 별로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보여서 신기했다. 근처에 곰 배설물도 있었다.
운이 좋게도 들어간 지 20분만에 코뿔소를 볼 수 있었다. 그것도 한 번에 7마리나. 가이드들이 코뿔소는 단독행동을 해서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해주었다. 아침시간에 다같이 목욕을 하고 있었다. 기분좋게 보고 있었는데 뒤로 지프차 한대가 다가왔다. 지프차 소리가 생각보다 더 커서 코뿔소들이 다들 나갔다. 수컷 코뿔소 2마리, 나머지는 암컷과 새끼들이었는데 수컷들은 그냥 멀뚱멀뚱 보고 있고 나머지는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수컷만 남아서 보고 있는 모습을 지프차에 탄 관광객들이 열심히 찍는다. 도보투어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지나서, 가이드 설명으론 엄마 코뿔소랑 새끼 코뿔소가 서로 찾으면서 울음소리를 내는데 덩치에 안맞게 울음소리가 너무 귀여웠다. 약간 큐잉 큐잉 하면서 운다.
시작하자마자 동물들을 많이 봤다. 코뿔소 보고 곧 원숭이, 공작까지 봐서 이번엔 정글 안에 있는 감시탑에 올라가서 호랑이랑 곰 같은 동물들 기다려보기로 했다. 올라가는 타워 안에 곰 흔적이 많다. 이 장소에서 어제도 호랑이가 두 번이나 출몰했다고 한다.
한시간 삼십 분 정도 기다렸는데 결국 사슴만 더 나왔다. 하루종일 시간이 많아서 투어는 주로 조금 걸어서 이동하고, 호랑이 나왔던 스팟에 가서 1시간~2시간 정도 계속 기다렸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많아서 생각보다 많이 걷지는 않았다. 6시 반부터 오후 3시 반까지 9시간 가량 투어했는데 2만보 정도밖에 안걸었다.
조금 더 보다가 강변이 보이는 곳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 물 먹으로 오는 동물들이 많아서 보기가 쉽다고 한다. 점심은 볶음밥에 치킨, 야채튀김 같은 음식에 바나나와 삶은 계란 2개를 먹었다. 바나나는 가이드들이 안 먹는다고 해서 4개를 받아서 다음날 아침까지 잘 먹었다. 오른쪽은 망원경으로 본 코뿔소 사진. 야생 코끼리도 봤는데 너무 멀어서 망원경으로 봐도 코뿔소인지 코끼리인지 잘 분간이 되지 않았다.
밥 먹고 또 다음 포인트로 이동했다. 이동하면서 곰이랑 호랑이 흔적들이 많이 있었다. 차가 못들어오는 길을 걸으면서 이런 흔적이라도 봐서 신기했다. 곰 발바닥은 신발 신고 누른 것 처럼 생겼다. 호랑이 발자국도 많았다.
다음 포인트에서도 호랑이를 오래 기다렸는데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가이드 말로는 우리가 호랑이를 1번 보면, 호랑이는 우리를 99번 본다고 한다. 그만큼 조심성도 많은데 막상 나오면 앞에 차가 있든 사람이 있든 별로 신경안쓴다고 했다. 사람 공격하는 경우도 드물고, 오히려 사나운 건 코뿔소랑 곰.
두 달 전에 이스라엘 사람이 가이드 없이 공원에 들어갔다가 야생 코끼리에게 죽었다고 한다. 이주 전에는 독일 사람이 곰에게 물렸는데 이 때는 가이드도 같이 있었다고 한다. 가이드랑 있었을 때 사망사고는 못들었는데 그래도 동물들 가까이 가는 건 피해야 하고, 가이드들도 그렇게 설명한다. 야생동물들이 먼저 다가오는 경우는 별로 없다.
오는 길에 귀여운 거북이 한 마리 만나고 밖으로 다시 나왔다. 되게 작은데 건들면 화낸다. 강에 있는 거북이는 두 번 정도 봤는데 소리들릴 때마다 도망가서 등껍질만 봤다.
워킹투어 끝나고 같이 고생해 준 가이드 머노지, 수렌다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왼쪽에 있는 가이드는 Tower night sky까지 함께해서 하루종일 나와 같이 있었다. 다시 투어사 돌아와서 가이드랑 같이 커피한잔 하면서 조금 쉬다가 4시 30분쯤에 다시 이동했다.
Tower night sky 정글에서 하룻밤
엄밀히 말하면 Tower night stay를 한 곳은 치트완 국립공원은 아니고 그 위에 있는 bufferzone이다. 알고보니 원래 숙소에서 무척가까워서 지나가면서 본 입구로 들어갔다. 여기는 가이드는 필요하지만 퍼밋은 필요없어서 금액이 싸다. 3,500루피였는데 가이드 한 명, 그리고 관리하는 가드 한 명 총 2명이랑 같이 잤다.
작게 타워 그려진 곳이 숙소이다.
타워 사진과 내부 숙소 사진. 당연하게도 많은 걸 기대하면 안된다. 물은 펌프식으로 되어있어서 간단한 세수 정도만 할 수 있다. 다른 지역에 9,000루피 짜리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거긴 사진 보니까 더 좋아보였다. 가이드는 옆방에서 잤다. 당연히 데이터는 터지지 않는다.
여기서도 들어가자마자 코뿔소랑 사슴을 봤다. 사슴은 40마리 정도 있었는데 정말 많았다. 밤에도 사슴들이 계속 있었는데 얘네들은 밤엥 잠 안자고 이렇게 탁 트인곳으로 나와서 계속 있는다고 한다. 사진 용량을 줄이다 좀 깨졌는데 사진을 보면 앉아있는 사슴들이 있는데, 다 방향이 다르다.
밤에 반딧불이도 많이 봤다. 아주 많지는 않았지만 간간히 밝히는 반딧불이가 반갑고 좋았다. 잘 때는 가이드가 자연의 소리를 느껴보라고 해서 창문 열고 모기장만 내리고 잤는데 너무 추웠다. 아침에 일어나니 또 코뿔소가 보인다. 1박 1일에 가까운 1박 2일이지만 당분간 동물 생각은 별로 안날 것 같다.
하루종일 같이 있던 가이드 머노지는 취미가 사진찍기였다. 니콘 DSLR 카메라와 큰 망원 렌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받은 팁들과 가이드 임금을 10년 간 조금씩 모았다고 한다. 네팔은 2018년 기준 1인당 GDP가 900달러가 채 되지 않는 최빈국 중 하나이다. 처음 카메라를 봤을 때도 의아한 생각이 들었는데 저녁 내내 가이드와 얘기하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참 좋은 곳에 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한편으론 취미를 열심히 즐기는 모습이 멋지기도 하다. 밤새 본 머노지는 사진에 참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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